2010/06/17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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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은
빙수가 없다. 빙수기는 있지만.
가만히는 올해 빙수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여름 빙수에 들어갔던 재료들을 기념삼아 열거해보면 다음과 같다.
-팥, 얼음, 켈로그 콘프로스트 스페셜K, 우유, 딸기시럽, 연유, 건조딸기프로스트, 바나나, 키위, 열대과일통조림, 요거트 아이스크림, 빙수떡, 아몬드 슬라이스, 미숫가루.
열거해보니 우리의 결정이 더욱 공고해진다.
당시엔 '최고의 빙수가 아니라면 팔지도 않겠다!'며 큰소리치던 이가 지금은
'잠시 뇌가 대서양 이름없는 섬으로 휴가라도 갔던 것일까.'라고 생각한다.
대신에 '우리는 더 맛있어진 커피로 여러분을 찾아가겠어요.' 라며.
가만히는 지난 6월 5일자로 벌써 1년을 맞았다. 적고보니 1년에게 얻어 맞는 기분이다.
시간이 발목을 붙잡고 놔주지 않는 그런 1년이었다.
지난해 엄청났던 빙수를 기억하는 몇몇 야심찬 게스트들이 가끔 빙수를 찾으며, 빙수를 그리워하는 척하며, 충동질과 원망의 눈초리를 보내며 자리를 뜨긴 하지만,
우린 굳건하게 서서 빙수에게 손을 흔들기로 한다.
'빙수야. 안녕.'